당신의 부탁 – 엄마들

‘당신의 부탁’ 감독 이동은 출연 임수정, 윤찬영 개봉 2018.04.19.

많은 엄마가 나온다.남편의 전처의 아들을 키우는 엄마와 딸의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와 낳은 아이를 키우지 못하고 더 좋은 가정을 구하는 엄마와 아이를 낳지 못하고 다른 어머니가 낳은 아이를 입양하는 엄마와 딸도 자신처럼(박복)인생을 보내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을 타박과 잔소리로 표현하는 엄마, 그리고 신 밑에 섰을 때 아들이 버려야 했던 어머니까지.어머니들의 이야기에서 한 마음이 된 영화였다.그래도 왜 제목이 “당신의 부탁”이야?언뜻 잘 이어지지 않는다.영화가 정서적으로 세심한 톤이었는데 여성 감독이라고 생각했지만 남성이 쓰고 감독한 영화였다.임·수정의 연기는 좋았다.그녀는 능숙한 연기자임에 틀림 없다.몇 장면도 등장하지 않지만 김·선영의 연기도 “매우” 좋았다.이 분은 기본적으로 소식이 많은 어머니 역이 잘하는 것 같아.사정이 많은 어머니가 아이 앞에서 말을 참다 연기를 정말 잘 한다.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말과 말 사이를 메운 숨 크게도 없는데 강한 표정을 나타내는 눈빛도…전력을 다하고 역에 몰두하고 있는 배우의 모습을 보인다.그 밖에 많은 유명한 분들이 단역으로 대거 출연했다.이 분도 인맥의 한 감독인가?이·동웅 감독의 몇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김주미가 처음 산부인과에 가겠다며 긴장하고 있으니 병원에 가는 길에 동행하고 준 홍정욱이 자신이 처음은 아니라고.(잠복 포즈를 취한 뒤) 태어날 때에 산부인과에 갔다는 대사를 하는데 그 장면은 동욱을 바라보는 소영의 눈빛처럼 관객들을 당혹시키고 곧 당혹케 한다.이때의 황당함은 관객의 웃음을 의도한 것이라기보다 김주미를 위로 동욱의 마음을 전달할 것으로 보였다.너무 긴장하지 말라고.별일 없다니까.저희도 처음 산부인과에서 시작한 거 아닌가 하고.그런 위안을 사실에 냉소적인 유머 한마디로 해치우다.딸에게 끊임없이 잔소리를 말하면서 가족이 하나 더 생겼다고 해서 음식을 많이 싸준 묘은쟈도 좋았고, 치매에 걸리고 사람을 잘 모르는 상태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손자를 맡아 주었다. 효진에게 감사하자는 모양으로 접은 1만원권 몇장을 쥐는 홍정욱의 외 할머니의 장면도 좋았다.미혼모가 되어 버린 김주미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퍼덕거리는 만큼의 분별 없는 여중생이 아니라 자신이 낳은 아이에게 무엇이 최선인지를 고민한 결정을 홍정욱에 말할 때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그녀의 말에 귀을 기울이게 됐다.어머니가 되어 버린 10대 중반의 사정이 어떤지 생각한 적이 없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생겼다.왜 캐릭터가…모두 상냥한 사람들만 나오고..왜 영화가 이렇게야.보는 사람의 마음이 부드러워지지 않으면 안 되생각에… 그렇긴 좀 반항할 마음이 됐다고 할까..내 한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남의 사정이나 봐주어야 하냐고..라는 일종의 거부감 같은 것이 태어나려 했으나… 그렇긴그래도 영화를 보면서…조금…위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