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리딩(13) –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

‘라이프 오브 파이’ 영상을 스틸컷으로 쪼개보면 그야말로 하나하나가 예술이라고 생각할 만하다. 자연의 신비를 포착한 긴 기다림(이나 감각)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달빛 아래 은은하게 빛나는 해파리 떼. 폭풍 후에 핀 무지개. 미어캣이 사는(마치 사람이 누운 모습의) 섬 등 아카데미에서 브로크백 마운틴에 이어 다시 감독상을 받게 된 이안의 이 영화가 선사하는 놀라운 영상들. 어떻게 해서든 눈을 떼야 해. 감독상과 함께 촬영상과 시각효과상을 받을 만하다.신의 존재도 신앙의 문제!파이의 기적 같은 생존을 보이고 주는 이 영화 속 대사이다.물도 따지지 않고 단지 신이 있다는 것을 믿기만 하면 신은 존재한다는 것이다.이성에 판단과 합리적인 근거에서 시작된 추론이 아니라 일단 믿다는 얘기다.아무리 신앙은 과학이 아닌 영역에 있다고 해도 올바르게 받아들일 수 없는 논리다.그러나 너무 피곤해서 막연한 인생에 오히려 이렇게라도 희망을 비추어 신이 있다면 믿고 의지해도 좋은 것 같기도 하다.잦은 기상 이변, 요즘처럼 바이러스 때문에 수없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다.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사태에 손을 쓸 틈도 없는 생명이 사라진 상황에 만나면 어쩔 수 없이 인간이 너무 약한 존재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이를 “인간의 오만에 대한 신의 경고”이라고도 한다.행복은 직면하는 인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즉, 해석에 달렸다.신의 존재를 믿고 불행을 극복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믿음은 가치가 있다.신의 존재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종교는 그것 자체로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파이에 라즈·샤르마/일화은·칸)는 힌두교를 믿으며 예수님의 사랑을 알고 심지어 알라도 경배한다.종교에 편견이 없는 파이.그의 절실한 기도가 통했을까.파이는 기적처럼 태평양을 건너다.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사생동고한 벤고 호랑이가 해변을 떠나서 숲으로 향할 때 슬쩍 뒤돌아보니 어땠을까 하는.그는 냉정하게 자연의 품으로 향한다.오랜 항해로 배가 고프고 지친 듯, 호리호리한 몸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우도 있었는데.앞으로는 자신의 인생을 사야 할 것 같다.오로지 혼자 힘으로.상처 받은 얼룩말은 선원으로, 하이에나는 주방장으로, 오랑우탄은 파이의 어머니인 호랑이는 파이 자신이라는 글을 보았다.결국 파이는 홀로 남겨졌지만 그의 분신이기도 한 호랑이를 통해서 계속 긴장감을 유지했다는 뜻이다.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봤다는 상징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두가지를 알게.인도의 타밀어는 한국어와 겹치는 단어가 많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파이가 어머니와 아버지를 부를 때는 마치 더빙을 하는 것 같았다.동물을 태운 배가 좌초했지만 하필 일본의 선박이었다.최근 모리셔스 해안과 수에즈 운하 등 일본 선박 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이안은 정확히 예견한 것 같다. R/T:121(2021.4.4)라이프 오브 파이 감독 이안출연 슬러스 샤르마, 이르판 칸 개봉 2013.01.01 / 2018.04.12. 재개봉라이프 오브 파이 감독 이안출연 슬러스 샤르마, 이르판 칸 개봉 2013.01.01 / 2018.04.12. 재개봉